정보의 하늘에 가상의 그림자가 비추다 

이 전시는 2019년 기획전인 《이것을 보는 사람도 그것을 생각한다》와 《당신의 삶은 추상적이다》의 연장선에서 젊은 작가들을 중심으로 부각되고 있는 추상미술을 조명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물리적, 신체적 접근성 보다 컴퓨터 프로그램에서 산출되는 디지털 이미지에 익숙하며, 그래픽 디자인을 일상적으로 활용하면서 예술과 디자인의 경계를 자유롭게 오가는 세대문화의 특성이 반영된 추상회화 및 오브제, 설치 작품들이 전시된다. 이 작가들은 가상적인 스크린 이미지를 회화 평면상의 조형적 이미지로 전환하거나 3차원적 사물로 구현하여 일상적인 현실 공간 속의 디자인적 구성요소로 만들기도 한다. 이 전시는 디지털 단위들이 사이버 인터페이스를 벗어나 2차원의 회화공간, 3차원의 전시공간으로 전이되는 과정을 드러냄으로써, 관람자에게 조형성과 물질성, 가상과 현실의 관계를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김민경  기하학적인 모듈로 이루어지는 구조물을 ‘유사가구’라는 컨셉으로 만듦으로써 예술적 오브제와 실용적 기물 사이에 대해 질문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기존 작품들을 구성했던 기본 모듈들을 재조합, 재배열하여 하나의 구조체로 재구성했다. 이러한 방식을 통해서, 정보처럼 존재하는 비물질적인 유니트들이 변용되면서 3차원의 물리적인 몸을 얻고 일상 공간과 관계를 맺게 되는 과정을 드러낸다.

박현정  아이패드로 스케치한 이미지를 아크릴 물감, 과슈 등의 회화 재료들을 활용하여 종이 위에 수작업으로 옮긴다. 프로그램 상의 디지털 드로잉에서 산출되는 다양한 ‘컴포넌트’들을 분해하고 재조합하면서 만들어지는 새로운 정렬을 통해 연속적으로 이미지를 창조한다. 모니터에 그리는 단계에서부터 종이에서 재현될 재료의 질감이나 광택을 고려하지만, 몸으로 수행하는 과정에서 생겨나는 우연적 변화를 수용하기도 한다.

설고은  컴퓨터 프로그램 내 가상공간의 무한한 인터페이스가 모니터에 디스플레이되면서 납작한 벽과도 같은 평면 공간으로 나타난다는 점에 관심을 갖는다. 픽셀과도 같은 기하학적 요소들을 회화의 조형요소로 삼아, 무한한 사이버 스페이스를 물리적인 회화평면으로 전이시킨다. 붓으로 정교하게 그리는 회화는 사이버 스페이스를 물질화하고, 회화적 환영을 통해 가상공간과 현실의 실제 공간을 잇는 징검다리가 된다.

윤두현  컴퓨터 바탕화면의 자연풍경이나 스마트폰 바탕화면 이미지를 다운로드하여 포토샵으로 편집하고, OHP 필름에 프린트하여 잉크가 마르지 않은 상태로 종이에 찍어낸다. 이를 다시 사진으로 찍어 확대 출력하고 기하학적 선과 면을 이루도록 일일이 수작업으로 오려내어 벽면에 콜라주하여 일종의 인공적 풍경을 만든다. 다운로드한 디지털 이미지는 이처럼 몇 단계를 거치면서 원본의 흔적을 잃고 추상화되며, 전시 환경의 일부가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인공적인 것과 자연, 가상과 현실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그 안에서 생성되는 것들에 대해 탐구한다.

주슬아  컴퓨터 그래픽의 기본 개념을 회화에 적용하여, 차원의 간극에서 발생되는 특성을 탐구한다. 예컨대 유명 3D 애니메이션의 한 장면에 나오는 캐릭터의 움직임을 프로그램 상 좌표 위에 기록하여 초당 프레임 수에 맞추어 물감 채도를 결정하고, 이 결과에 맞추어 물감을 회화의 평면 위에 쌓아간다. 프로그램 상에서 재가공한 애니메이션 이미지를 3D 프린터로 출력하기도 하면서, 그래픽 프로그램 안의 비물질적 세계를 물리적 공간으로 변환한다. 
Artist
김민경, 박현정, 설고은 
윤두현, 주슬아
Exhibition Manager
강석호, 이은주
date
2020. 11. 12 (Thu)- 12. 26 (Tue)
opening reception

Artist Infomation

김 민 경


설 고 은


주 슬 아


박 현 정


윤 두 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