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은 개인전

ARTIST
이 은
Lee, Eun
TITLE
이 은 개인전
DATE
2015. 11. 20 (Fri)- 12. 6 (Sun)
OPENING RECEPTION
2015. 11. 20 (Fri)
무언가 만들고자 수많은 시간을 흙덩이와 시름 하였지만
크고 멋진 것도 아닌 무엇도 아닌
버려질 뻔한 이 작은 조각이 내게 말을 건넵니다.

(2015 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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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의 이름

박현수 (Park, Hyun-sue 전시기획자)

이름이다. 어디 쯤 이른 이곳을 이름 하기엔 매번 이르다.
이번 전시는 작가 이은이 기존의 작업 방식에 다른 방향을 충돌 시킴으로 발견된 것들이다.
그간 <바다_기억>, <문자>시리즈의 구축적 방식과는 다른 태도, 즉 끊어버리고 떼어내고 흩어버림으로 이 충돌의 흔적은 전개된다. 끊어진 형태들은 문득 표면에, 혹은 공간에 위치하고 그 사이사이를 문자 풍경(風磬)이 소리가 되어 내린다. 내리는 소리는 다시 작고 둥근 입자로 그 이름을 드러내며 앉았다. 이렇게 이은의 언어는 바다에서 시작하여 문자로 그리고 소리로 이동 중이다.

과거의 시간과 한 몸으로 뒤엉킨 기억들을 현재의 삶으로 쪼개내는 행위는 작업 <바다_기억>의 시작이었다. 작은 조각 틈새를 조용히 움직이던 잔잔한 결은 추상적 패턴을 남기며, 모음과 자음으로 조각조각 몸을 바꾸었다. 이러한 그의 언어는 사유의 집을 짓는 벽으로 세워지거나 여러 다른 의미의 벽을 장식했다. 이 집을 돌연 작은 시간, 작은 조각으로 부수고 떼어내고 흩어버리더니, 한 줌 작은 소리를 발견했다고 한다. 한숨일 수 도 있고 낮은 호흡 같기도 한 주무르다 만 흙 반죽. 아니, 모두 떼어버린 줄 알았는데 손안에 꼭 쥐고 있었다는 한 조각. 이것이 이질적인 듯 동질적이고 동일한 듯 다르게 이어지는 이은 작업의 순환 고리를 설명하는 단초가 될 듯하다.

작가가 자신의 언어를 찾아가는 노정은 감당한 시간과 공간만큼 언어로 체화되는 구축의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은 세우기와 허물기를 통해 더욱 확장되고 구체화되며, 반복하여 떠오르는 양단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발생하는 질문들로 다채로운 인식의 스펙트럼을 증폭 시킨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작가가 마주한 지점의 빈 공간은 예술과 비예술, 현실과 이상과 같이 경계를 따라 살아온 작가 자신의 모호하고 흐릿하며 규정하기 어려운 순간들 그러나, 시작과 끝이 겹쳐져 한 덩어리로 따라오는 시공간이다.

이은의 작품 한 곁에 이곳의 소리가 섬섬히 내려 앉아있다. 비석처럼 소리의 이름들이 판에 새겨졌다. 소리가 말이 될 때 그것은 말에 구속되어 죽음을 맞이하므로 작가는 다시 죽은 언어를 버리고 모호함과 혼돈이 내재된 소리의 영역으로 따라간다. 작가가 '기승전공(空)'이라고 독백처럼 되뇌인 말도, '이게 예술이 아닐 수 있는데... 아니어도 그런 마음이었다는 거.' 라는 고백도 결국 이 불안한 경계로 끊임없이 삶을 몰아가는 살아있음의 기질은 아니었을까.
작가는 다시 말한다.
"손안에 잡히는 만큼. 마음만큼 가슴도. 화두를 붙들고 가다가 풀어진 느낌인데
손과 마음은 연결되어있으니. 같이 생각도 해보고..."
같이 생각해보자. 그의 손안에서 호흡하던 소리가 천천히 감춰지고 드러나는 순간을.

Artist Infomation

LEE, EUN

1961 Born in Busan, Korea

EDUCATION
1986 ChuGye University for thr Arts

Solo Exhibition
2015 Solo Exhibition (Gallery3, Seoul, Korea)
2013 Solo Exhibition (Gallery3, Seoul, Korea)
2010 Solo Exhibition (Gallery NANUM, Seoul, Korea)
2008 Solo Exhibition (Gallery KOMAKONE, Heili, Kyungki-Do)

Group Exhibition
2013 Sympathy (Gallery3, Seoul, Korea)
2011 MIX up+ (Korea Ceramic Foundation)
2009 Anima-Animal : (Gallery SOBAB, Yangsuli, Kungki-Do)
1994 Toart Fair 1986~8 JEJAK Group Exhibition (KWANHOON Gallery, Seou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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