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수, 김찬송, 김한샘, 김현수, 노순천, 사박, 신채희, 오지은, 전병구
ARTIST
TITLE
읽혀지지 않는 지도
ILLEGIBLE MAP
ILLEGIBLE MAP
DATE
2021. 6. 3 (Thu) - 7. 10(Sat)
OPENING RECEPTION
-
아트스페이스3에서는 동시대 미술의 새로운 경향을 모색하기 위하여, 전문성에 현장감각을 겸비한 초청 큐레이터들의 추천을 통해 젊은 작가들의 신선하고 실험적인 세계를 엿볼 수 있는 전시를 선보인다. 향후 한국현대미술의 새로운 지형을 그리기 위한 지속적인 리서치에 기반한 이번 첫 전시의 타이틀은 “Illegible Map”이다.
과거 시대적 상황과 사회적 이슈를 영민하게 다루는 전략적인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었던 것과 달리, 오늘날의 미술은 거대서사가 사라진 대신 그 자리에 수많은 개인들의 소서사가 자리하게 되었다. 작가의 주관적 기억과 소소한 일상을 통해 자신 안에 반영된 사회를 그려내기에, 이는 어떤 하나의 경향이나 화두를 중심으로 쉽게 읽혀지지 않는다. 미술의 형식 또한 유화, 드로잉, 만화, 일러스트, 애니메이션, 디자인 등 그 간의 모든 표현방법이 등가의 가치를 갖고 등장하며 다채롭게 한 화면에 공존하기에 이를 그룹화하여 명명하기 어렵다. 본 전시 제목에서의 “Illegible(읽혀지지 않는, 읽기 어려운)”은 바로 이러한 중의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본 전시에서 소개하는 9명 작가들은(김민수, 김찬송, 김한샘, 김현수, 노순천, 사박, 신채희, 오지은, 전병구) 자신의 내면에 각기 다른 빛깔과 형태를 갖고 흐르는 시간과 그 가운데 우연히 드러나는 특별한 기억들을 서술해내는 자신만의 독특한 스토리텔링의 기술을 갖고 있다.
김민수, 김찬송, 사박, 오지은은 원근법적인 설정이 배제된 화면 위에 주변에서 우연히 포착된 익숙한 소재, 일상의 흔적을 클로즈업하여 그 자체로 부각시킴으로써, 그 일상이 불현듯 낯설고 생경해지는 순간을 담아낸다. 이러한 ‘익숙함’과 ‘낯설음’의 경계는 보는 이로 하여금 새로운 이야기들을 상상하도록 이끈다. 신채희는 개인적 일화, 심리적 정서와 같이 그 자체로는 실체가 없는 기억에 형태와 빛깔 등의 실체를 부여해 객관적으로 시각화한다. 화려한 색채와 구상과 추상이 함께 어우러진 화면은 때로는 행복했고, 때론 암울하고 힘들었던 다양한 기억의 편린들을 상징한다. 김현수, 전병구는 평범하기에 무심히 지나쳤을 법한 주변 풍경이나 혹은 기억 속 풍경을 소재로 대상의 디테일을 생략하거나, 부분 부분 조합하는 과정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풍경이 아닌 자신의 기억과 정서가 투영된 마음의 풍경화를 그린다. 노순천은 가느다란 철사를 이용하여 만든 무표정한 인물상을 공간 속에 드로잉 하듯 설치함으로써 현대사회의 수많은 관계 맺음 가운데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준다. 김한샘은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 소설 속 캐릭터들, 판타지적 스토리를 화면에 리드미컬하게 재구성함으로써, 현실에서 실현되기 어려운 욕망의 대리충족 서사를 만들어낸다.
9명 작가들의 작품에서 우리는 사실적 표현과 추상적 감성, 우연과 필연, 재현과 상징, 그리기와 만들기 등의 이분법적 경계를 넘어선 끊임없는 자기화의 과정을 마주하게 된다. 마치 마들렌을 홍차에 찍어 먹다가 불현듯 그 맛에 의해 연상된 추억의 환영들이 하나하나 드러나는 것처럼 이들은 시각적 재현에 몰두하기 보다는 현실의 흔적을 뛰어넘는 삶의 추상적 인상들, 그리고 기억들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그러기에 쉽게 읽혀지지 않는 지도인 듯 보이나, 이들은 모두 자신을 사회가 담긴 거울로 보고, 저마다 자신의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에 집중하며, 형식과 경향의 구애 없이 자유롭고 즉흥적으로 표출한다는 하나의 방향성을 지니고 있다. 자기 내면과의 대화의 장이자, 스스로를 바라보면서 느끼는 복잡다단한 감정과 위로, 고백과 소망이 담긴 비밀일기와도 같은 작품들로 구성된 본 전시를 통해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보는 자리가 되길 희망한다.
김현경 (독립 큐레이터)
과거 시대적 상황과 사회적 이슈를 영민하게 다루는 전략적인 작품들이 주류를 이루었던 것과 달리, 오늘날의 미술은 거대서사가 사라진 대신 그 자리에 수많은 개인들의 소서사가 자리하게 되었다. 작가의 주관적 기억과 소소한 일상을 통해 자신 안에 반영된 사회를 그려내기에, 이는 어떤 하나의 경향이나 화두를 중심으로 쉽게 읽혀지지 않는다. 미술의 형식 또한 유화, 드로잉, 만화, 일러스트, 애니메이션, 디자인 등 그 간의 모든 표현방법이 등가의 가치를 갖고 등장하며 다채롭게 한 화면에 공존하기에 이를 그룹화하여 명명하기 어렵다. 본 전시 제목에서의 “Illegible(읽혀지지 않는, 읽기 어려운)”은 바로 이러한 중의적 의미를 가지고 있다.
본 전시에서 소개하는 9명 작가들은(김민수, 김찬송, 김한샘, 김현수, 노순천, 사박, 신채희, 오지은, 전병구) 자신의 내면에 각기 다른 빛깔과 형태를 갖고 흐르는 시간과 그 가운데 우연히 드러나는 특별한 기억들을 서술해내는 자신만의 독특한 스토리텔링의 기술을 갖고 있다.
김민수, 김찬송, 사박, 오지은은 원근법적인 설정이 배제된 화면 위에 주변에서 우연히 포착된 익숙한 소재, 일상의 흔적을 클로즈업하여 그 자체로 부각시킴으로써, 그 일상이 불현듯 낯설고 생경해지는 순간을 담아낸다. 이러한 ‘익숙함’과 ‘낯설음’의 경계는 보는 이로 하여금 새로운 이야기들을 상상하도록 이끈다. 신채희는 개인적 일화, 심리적 정서와 같이 그 자체로는 실체가 없는 기억에 형태와 빛깔 등의 실체를 부여해 객관적으로 시각화한다. 화려한 색채와 구상과 추상이 함께 어우러진 화면은 때로는 행복했고, 때론 암울하고 힘들었던 다양한 기억의 편린들을 상징한다. 김현수, 전병구는 평범하기에 무심히 지나쳤을 법한 주변 풍경이나 혹은 기억 속 풍경을 소재로 대상의 디테일을 생략하거나, 부분 부분 조합하는 과정을 통해, 있는 그대로의 풍경이 아닌 자신의 기억과 정서가 투영된 마음의 풍경화를 그린다. 노순천은 가느다란 철사를 이용하여 만든 무표정한 인물상을 공간 속에 드로잉 하듯 설치함으로써 현대사회의 수많은 관계 맺음 가운데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을 유머러스하게 보여준다. 김한샘은 자신이 좋아하는 게임, 소설 속 캐릭터들, 판타지적 스토리를 화면에 리드미컬하게 재구성함으로써, 현실에서 실현되기 어려운 욕망의 대리충족 서사를 만들어낸다.
9명 작가들의 작품에서 우리는 사실적 표현과 추상적 감성, 우연과 필연, 재현과 상징, 그리기와 만들기 등의 이분법적 경계를 넘어선 끊임없는 자기화의 과정을 마주하게 된다. 마치 마들렌을 홍차에 찍어 먹다가 불현듯 그 맛에 의해 연상된 추억의 환영들이 하나하나 드러나는 것처럼 이들은 시각적 재현에 몰두하기 보다는 현실의 흔적을 뛰어넘는 삶의 추상적 인상들, 그리고 기억들을 표현하고자 하였다. 그러기에 쉽게 읽혀지지 않는 지도인 듯 보이나, 이들은 모두 자신을 사회가 담긴 거울로 보고, 저마다 자신의 소소한 일상의 이야기들에 집중하며, 형식과 경향의 구애 없이 자유롭고 즉흥적으로 표출한다는 하나의 방향성을 지니고 있다. 자기 내면과의 대화의 장이자, 스스로를 바라보면서 느끼는 복잡다단한 감정과 위로, 고백과 소망이 담긴 비밀일기와도 같은 작품들로 구성된 본 전시를 통해 ‘지금’, ‘여기’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보는 자리가 되길 희망한다.
김현경 (독립 큐레이터)
In order to explore new trends in contemporary art, Artspace 3 presents an exhibition that offers a glimpse into the fresh and experimental world of young artists through recommendations from curators who combine expertise and on-site knowhow. The title of the first exhibition is “Illegible Map,” based on continuous research to paint a new, futuristic landscape of Korean contemporary art.
In the past, works strategically dealing with current events and social issues formed the mainstream. In today’s art, these large-scale themes have disappeared, and instead have been replaced by countless private narratives. Each artist portrays a society reflected in themself through their own subjective memories and daily lives, so it is not easily read as a trend or movement. At the same time, within the art form, it is difficult to give labels because all expressions from the past until now--including oil paintings, drawings, cartoons, illustrations, animations, and designs--appear with equal value and coexist on one screen. “Illegible,” as the title of this exhibition, has this double meaning.
The nine artists (Minsu Kim, Chansong Kim, Hansaem Kim, Hyeonsu Kim, Sooncheon No, Sabak, Chaehee Shin, Jieun Oh, and Byungkoo Jeon) all have their own unique storytelling that describes time flowing with different colors and forms inside. Within this space of time, special memories are revealed by chance.
Minsu Kim, Chansong Kim, Sabak, and Jieun Oh capture familiar materials and traces of everyday life that are accidentally brought together on the screen without perspective setting and highlight these daily traces as they are. Through this process, the artists secure the moment when their prosaic lives suddenly become unfamiliar and mystifying. These boundaries of “familiarity” and “unfamiliarity” lead viewers to experience new stories of imagination. Meanwhile, Chaehee Shin objectively visualizes memories without substance by themselves, such as personal anecdotes and psychological sentiments, by granting them forms and colors. By combining glamorous colors, ideas and abstractions, the screen symbolizes the pieces of both grim and happy memories. In the case of Hyunsu Kim and Byungkoo Jeon, the surrounding, ordinary scenery that might have been overlooked by people, or the scenery in memory, is reconstructed into a unique inner landscape that seems static through the process of expanding some of the space or combining its parts. Sooncheon No installs expressionless facial figures in the exhibition space using wires like a drawing medium, which humorously shows us living among other people in relationships in modern society. Hansaem Kim shows a fantasy world where things that are impossible in reality happen by rhythmically reconstructing characters in novels, fantasy stories, and games he likes on the screen.
In the works of these nine artists, we encounter a process of constant personalization beyond the dichotomous boundaries of realistic expression and abstract sensibility, of chance and fate, of replication and inspiration, and of drawing and sculpting. Just like dipping a Madeleine in black tea made the visions of memories associated with the taste appear one by one, the artists tried to express abstract impressions and memories beyond the traces of reality rather than focusing on visual reproduction. For this reason, it seems to be an illegible map that is not easily read; however, all artists point in one direction: looking at themselves as the mirror of society, focusing on their small daily stories, and expressing these stories freely and spontaneously regardless of form and trend. In these secret-diary-like works, the artists share consolation, confessions, wishes, and complicated introspective feelings through conversation with their inner-most selves. I hope this exhibition will be a place to meet various stories of ordinary people living in the "here" and "now".
Hyunkyung Kim (Independent curator)
In the past, works strategically dealing with current events and social issues formed the mainstream. In today’s art, these large-scale themes have disappeared, and instead have been replaced by countless private narratives. Each artist portrays a society reflected in themself through their own subjective memories and daily lives, so it is not easily read as a trend or movement. At the same time, within the art form, it is difficult to give labels because all expressions from the past until now--including oil paintings, drawings, cartoons, illustrations, animations, and designs--appear with equal value and coexist on one screen. “Illegible,” as the title of this exhibition, has this double meaning.
The nine artists (Minsu Kim, Chansong Kim, Hansaem Kim, Hyeonsu Kim, Sooncheon No, Sabak, Chaehee Shin, Jieun Oh, and Byungkoo Jeon) all have their own unique storytelling that describes time flowing with different colors and forms inside. Within this space of time, special memories are revealed by chance.
Minsu Kim, Chansong Kim, Sabak, and Jieun Oh capture familiar materials and traces of everyday life that are accidentally brought together on the screen without perspective setting and highlight these daily traces as they are. Through this process, the artists secure the moment when their prosaic lives suddenly become unfamiliar and mystifying. These boundaries of “familiarity” and “unfamiliarity” lead viewers to experience new stories of imagination. Meanwhile, Chaehee Shin objectively visualizes memories without substance by themselves, such as personal anecdotes and psychological sentiments, by granting them forms and colors. By combining glamorous colors, ideas and abstractions, the screen symbolizes the pieces of both grim and happy memories. In the case of Hyunsu Kim and Byungkoo Jeon, the surrounding, ordinary scenery that might have been overlooked by people, or the scenery in memory, is reconstructed into a unique inner landscape that seems static through the process of expanding some of the space or combining its parts. Sooncheon No installs expressionless facial figures in the exhibition space using wires like a drawing medium, which humorously shows us living among other people in relationships in modern society. Hansaem Kim shows a fantasy world where things that are impossible in reality happen by rhythmically reconstructing characters in novels, fantasy stories, and games he likes on the screen.
In the works of these nine artists, we encounter a process of constant personalization beyond the dichotomous boundaries of realistic expression and abstract sensibility, of chance and fate, of replication and inspiration, and of drawing and sculpting. Just like dipping a Madeleine in black tea made the visions of memories associated with the taste appear one by one, the artists tried to express abstract impressions and memories beyond the traces of reality rather than focusing on visual reproduction. For this reason, it seems to be an illegible map that is not easily read; however, all artists point in one direction: looking at themselves as the mirror of society, focusing on their small daily stories, and expressing these stories freely and spontaneously regardless of form and trend. In these secret-diary-like works, the artists share consolation, confessions, wishes, and complicated introspective feelings through conversation with their inner-most selves. I hope this exhibition will be a place to meet various stories of ordinary people living in the "here" and "now".
Hyunkyung Kim (Independent curator)
Artist Infomation
김민수 (b.1990)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 조형예술과를 졸업, 예술전문사 취득. 2017년 갤러리175(서울), 2018년 쇼앤텔(서울), 2020년 가삼로지을(서울) 개인전 개최. <그림과 그림>(누크갤러리, 서울, 2017), <구름의 뒷면>(Ye's Kafe Studio, 프라하, 2019), <Reading Room>(킵인터치, 서울) 등 그룹전 참여.
김찬송 (b.1988)
국민대학교 미술학부 졸업. 2016년 갤러리 포월스(서울), 2017년 갤러리 엘르(서울), 2019년 카라스 갤러리(서울) 등 다수의 개인전과 (스페이스 K, 과천, 2019), (갤러리 박영, 파주, 2020) 등 그룹전 참여. 2011년 겸재정선미술관 '내일의 작가상' 수상, 2018년 파리 이응노 레지던시 참여.
김한샘 (b.1990)
홍익대학교 회화과 졸업,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과 석사 취득. 2018년 공간형(서울), 2020년 취미가(서울) 등 개인전 개최. (문화역서울 284, 서울, 2018), (국립아시아문화전당, 광주, 2019), <퍼폼 2019: 린킨아웃>(일민미술관, 서울, 2019), <이 공간, 그 장소: 헤테로피아>(대림미술관, 서울, 2020) 등 다수 그룹전 참여. 2020년 제5회 BNK 부산은행 청년작가 미술대전에서 대상 수상.
김현수 (b.1992)
노순천 (b.1981)
국립창원대학교 미술학과 졸업, 동 대학원에서 석사 취득. 2017년 대림창고(서울), 2018년 도나아트(타이페이), 2020년 BUNKER(서울) 등에서 다수의 개인전 개최, <억조창생>(창원조각비엔날레, 창원, 2016), <철인>(F1963, 부산, 2018), <나의 작업실로부터>(2020, 나가사키) 등 다수의 그룹전 참여.
사박 (b.1989)
신채희 (b.1995)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 졸업, 동 대학원 석사 취득. 2019년 갤러리 도스(서울), 사이아트 스페이스(서울), 대안공간 안정(서울)과 2021년 가삼로지을(서울) 개인전 개최. (프로타주 갤러리, 서울, 2019), <당신의 정당한 기이함을 전개시키십시오>(도잉 아트, 서울, 2019) 등의 그룹전 참가.
오지은 (b.1990)
국민대학교 미술학부 졸업. 2016년 갤러리 포월스(서울), 2017년 갤러리 엘르(서울), 2019년 카라스 갤러리(서울) 등 다수의 개인전과 (스페이스 K, 과천, 2019), (갤러리 박영, 파주, 2020) 등 그룹전 참여. 2011년 겸재정선미술관 '내일의 작가상' 수상.
전병구 (b.1985)
계원조형예술대학교 매체예술 전공,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과에서 석사 취득. 2017년 스페이스 윌링앤딜링(서울), 2018년 OCI 미술관(서울), 2021년 이유진 갤러리(서울) 등 개인전 개최, (갤러리 기체, 서울, 2017), <플랫폼 아티스트>(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18), <모호하지만 빛나는 소우주>(단원미술관, 안산, 2020) 등 다수의 기획전 참가. 청주미술창작스튜디오(2017), 인천아트플랫폼(2018), OCI 미술관 R1211 레지던시(2019) 입주작가 선정.